해방일지1 5. 아빠가 가난한 이유 아빠는 항상 화가 나 있다. 미간의 주름이 펴질 날이 없다. 아빠는 매일 일을 한다. 아침에도 일하고, 점심에도 일하고, 주말에도 일한다. 자녀들에게 강요하는 일은 없지만 아빠의 성실함은 쉬고 싶은 아이들을 땡볕으로 떠민다. 그 가족에게는 쉬는 날이 없다. 그래도 그들은 경기도 끝자락에 산다. 가난하다. 아빠는 땡볕에서 일한다. 덥다. 잠시 쉴 때 설탕이 가득한 믹스커피를 페트병으로 마셔야 갈증이 풀린다. 고된 노동으로 육체가 축이나고 정신은 설탕으로 피폐해 진다. 그래도 아빠는 불만이 없다. 할 일을 하는 것 뿐이다. 고된 일과는 매일 반복된다. 아빠에게는 마음의 짐이 있다. 아빠는 돈을 날렸다. 동생에게 돈을 빌려줬다가 떼였다. 자기가 쓰고 날렸으면 덜 억울할텐데 빌려줬다가 망했다. 아빠는 돈이 있었.. 2022. 9. 29.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