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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방일지

5. 아빠가 가난한 이유

by 해방클럽장 2022. 9. 29.

 

 
나의 해방일지 - 출처 JTBC
 
 

 

 
아빠는 항상 화가 나 있다.
 
미간의 주름이 펴질 날이 없다.
 
아빠는 매일 일을 한다.
 
아침에도 일하고, 점심에도 일하고, 주말에도 일한다.
 
자녀들에게 강요하는 일은 없지만 아빠의 성실함은 쉬고 싶은 아이들을 땡볕으로 떠민다.
 
그 가족에게는 쉬는 날이 없다.
 
그래도 그들은 경기도 끝자락에 산다. 가난하다.
 
 
 
나의 해방일지 - 출처 JTBC
 
 
 
 
아빠는 땡볕에서 일한다. 덥다.
 
잠시 쉴 때 설탕이 가득한 믹스커피를 페트병으로 마셔야 갈증이 풀린다.
 
고된 노동으로 육체가 축이나고 정신은 설탕으로 피폐해 진다.
 
그래도 아빠는 불만이 없다. 할 일을 하는 것 뿐이다.
 
고된 일과는 매일 반복된다.
 
 

 

 

 
나의 해방일지 - 출처 JTBC
 
 
 
아빠에게는 마음의 짐이 있다.
 
아빠는 돈을 날렸다.
 
동생에게 돈을 빌려줬다가 떼였다.
 
자기가 쓰고 날렸으면 덜 억울할텐데 빌려줬다가 망했다.
 
아빠는 돈이 있었는데 오히려 망했다.
 
 
 
 
나의 해방일지 - 출처 JTBC
 
 
 
 
왜 그랬을까?
 
돈을 그냥 빌려줬다.
 
돈을 빌려주고 빌린다는 것은 아이러니다.
 
돈을 빌려주는 사람이 모든 위험을 감수하는데,
 
빌려주는 사람은 고정된 이자를 받고 빌리는 사람의 이익은 무한대다.
 
이민 초기에 수시집을 한다고 부모님에게서 돈을 빌려간 사람이 있었다.
 
나름 고이자를 받았던 것 같은데,
 
돈을 빌려간 사람은 벤츠 모는 사장님이 되고 교회 장로가 되었다.
 
부모님은 푼돈을 벌어 생활비에 보탰지만,
 
결국 돈을 떼이지 않은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돈을 빌리고 빌려주는 것은 불합리한 행위다.
 
돈은 빌려 주는게 아니고 투자를 해야 한다.
 
샤크탱크라는 미국 투자 리얼리티 쇼가 있다.
 
자금난을 겪는 스타트업 회사 사장들이 나와서 짧은 시간 안에 상품과 서비스를 소개하고 투자를 받는다.
 
엔젤 투자자들은 자금을 지원하고 이자도 받지만 회사 지분을 약속 받는다.
 
엔젤 투자자들은 자금 지원은 물론 인적 물적 네트워크를 추가로 지원해서 회사의 성공을 돕는다.
 
 
 
 
 
아빠는 가난하다.
 
돈을 빌려줄 생각만 하고 투자할 생각은 하지 않았다.
 
빌려주는 것과 투자하는 것은 어떻게 다를까?
 
빌려주는 것은 게으른 행위다.
 
돈을 빌려가서 쓰고 버는 것은 네가 알아서 하고 이자만 내라.
 
투자하는 것은 공부를 필요로 한다.
 
그 사업에 대한 이해는 당연하고 어려움에 처했을 때 두 팔을 걷어붙이고 달려들어 이겨내야 한다.
 
결코 머리만 아프고 고생만 느는 것이 아니다.
 
회사의 성장과 함께 나눌 수 있는 이익은 무한대로 늘어나게 된다.
 
 

 

 

나의 해방일지 - 출처 JTBC

 
 
 
 
아빠의 아들은 아주 유능한 것은 아니지만 성실하고 회사 내부 정보를 잘 알고 있다.
 
아빠의 아들은 매일 자본가들을 접한다.
 
자본가들은 그다지 열심히 일하지도 열정이 넘치는 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그들은 자본을 투자하고 자신의 자본이 불어나는 것을 매일 지켜보고 있다.
 
노동자가 밭에서 땀을 흘릴 때 자본가는 에어컨이 나오는 그늘에 앉아서 돈을 세고 있다.
 
자본이 없는 아들은 월급을 받고 자본가들의 손과 발이 되어 매일을 헌신한다.
 
 
 
 
 
나의 해방일지 - 출처 JTBC
 
 
 
 
아빠는 아직도 땡볕에서 일한다.
 
편의점 알바를 해도 시급이 더 나올 법한데 매일 같이 농장서 땀을 뺀다.
 
심지어 아빠가 일군 고구마는 유투브를 보고 키운 주말 농부의 고구마보다 작다.
 
아마 고구마보다 비싼 비료를 왕창 뿌리고 심었을 것이다.
 
그래도 주말 농부는 벤츠를 타고 아빠는 용달차를 탄다.
 
 
 
 
 
쌀이 풍년이라 한국 농가가 망했다고 한다.
 
쌀이 풍년이면 풍년이라 망하고 흉년이면 흉년이라 망하는게 농사다.
 
글로벌 시대에 일 년에 농사를 한 번 짓는 나라와 두세 번 짓는 나라가 경쟁이 되지 않는다.
 
농사가 정말 좋다면 동남아로 이민을 가면 된다.
 
그러려면 공부를 해야 한다.
 
맨 땅에 헤딩은 젊어서 충분하다.
 
나이가 들어 노쇠해지면 어쩔 수 없이 자본가가 되어야 한다.
 
그래야 가난에서 해방될 수 있다.
 

 

해방노트.

 

자본가가 되어야 한다.

 

투자자가 되어야 한다.

 

돈 빌려주면 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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