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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방일지

16. 상처 뿐인 영광

by 해방클럽장 2023. 3. 15.
 
 

 
 
 
 
영광이라는 드라마는 악인들의 서사를 생략한다.
 
작가는 그들이 왜 악마가 되었는지 설명해 주지 않는다.
 
그들은 그냥 악마다.
 
왜 무당에게 점을 치는지, 왜 돈에 그렇게 집착을 하는지, 왜 미쳐있는지 설명해 주지 않는다.
 
처음부터 한 순간도 빠짐없이 악마였고 앞으로도 악마일 뿐이다.
 
 
 
 
 
 
개울에 던진 돌에 개구리가 맞아 죽듯,
 
아무런 의미나 생각 없이 돌을 던지는 사람이 있다.
 
돌에 맞고 피를 흘리다가 칼을 갈아서 돌 던진 사람을 찌르는 사람이 있다.
 
그런데 알고 보니 돌 던진 사람은 따로 있고 돌에 맞은 사람은 신고 되어 경찰에 연행된다.
 
 

 

 
 
 
과연 누가 악마인가?
 
우발적 괴롭힘과 계획적 살인 중 더 나쁜 것은 무엇인가?
 
잡히지만 않으면 나쁜 것이 아닌가?
 
법으로 문제만 안 되면 도덕적 판단은 필요 없는 것일까?
 
 
 

 

 

 

 
 
바람을 핀 아내는 사랑해서 놔 주고, 아내와 바람을 핀 상대는 죽여 버린다.
 
그런데 정작 나와의 약속을 어긴 사람은 바람을 핀 아내다.
 
난 그 사람의 아이를 빼앗고 심지어 죽이기까지 한다.
 
가장 차갑고 이성적이면서도 배려가 깊었던 남자를 그렇게 타락 시킨다.
 
 
 
 
 
 
작가는 주인공의 입을 빌려서,
 
폭력과 살인을 사주하고 심지어 사람들이 고통 받는 모습을 보면서 한껏 만족감을 느낀다.
 
복수를 계획하고 꿈꾸며 서로를 향해 미소를 짓는 주인공들을 보면 섬뜩하다.
 
어떤 악마보다도 더 교활하게, 더 악랄하게, 더 비밀스럽게,
 
그들은 그렇게 악마 자체가 되어 버린다.
 
사람들의 귀에 복수심과 폭력을 부추기면서 그들의 타락의 구렁텅이로 밀어 넣는다.
 
그들의 타락을 재확인하면서 쾌감을 느끼는 이들은 오롯이 악마다.
 
 
 
 
 
복수에 대한 아무런 고민이 없는 작가는 쉬운 길을 택했다.
 
아무도 걱정 해 주지 않을 그런 악마를 만들자.
 
그리고 열심히 때리자. 그러면 사람들이 환호할 것이다.
 
그런데 정작 진짜 피해자는 모두에게 외면 받고 손가락질 받고 버림 받았던 이가 아닌가?
 
이제 누가 악마고, 누가 피해자인가? 그리고 누가 방관자인가?
 
누가 외면 당하고, 버림 받고, 죽임을 당하고 있는가?
 
언제나 때리는 사람은 맞는 사람이 맞을만한 이유가 있어서 맞는다고 한다.
 
그런데 누군 맞아도 싼 사람이 있고, 누군 맞으면 더 아픈 사람이 있을까?
 
 
 
 
 
 
 
이 드라마는 사랑, 용서, 화해와 같은 소중한 가치를 논하지 않는다.
 
폭력을 더 큰 폭력으로 갚아야만 삶이 비로소 시작된다는 허상.
 
그런 폭력을 사용하기 위해선 불법만 아니면 무슨 짓이든 해도 된다.
 
영광은 무슨 개뿔. 그 영광스러운 미소처럼 가증스러운 것이 없었다.
 
차라리 자기 손에 피를 한껏 묻히고 칼춤을 추는 것이 낫다.
 
왜 다른 사람을 망나니로 만들고 피의 도구로 타락 시키는가?
 
누군가 당신에게 복수 과외를 해 준다고 다가오면 지체 없이 도망쳐라.
 
과외의 대가는 당신의 영혼이다.
 
악마의 속삭임은 언제나 달콤하다.
 
그러나 악마는 당신을 도구로 생각할 뿐이다.
 
악마가 당신을 어떻게 지옥에서 구원할 수 있겠는가?
 
그 자체가 악마이고 악마의 집이 지옥인 것을.
 
 

멘탈노트.

 

이제 드라마를 그만 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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