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해방의 발걸음

10. 사자왕의 이야기

by 해방클럽장 2023. 6. 5.

 

 

 

 

사자는 밀림의 왕이며 그의 무리는 최강의 고양이 군단입니다.
 
호랑이도 사자와의 싸움에서 밀리지 않지만, 프라이드라고 불리는 사자 무리를 이길 수 없습니다.
 
프라이드를 이끌 수 있는 숫사자는 최상위 5%에 속해야 합니다.
 
그럼에도 더 젊고 강한 숫사자들에게 왕좌는 지속적으로 위협을 받습니다.
 
아무리 강력한 숫사자라고 해도 왕좌를 유지할 수 있는 기간은 5년을 넘지 못합니다.
 
프라이드가 최강 군단으로 남으려면 항상 최강의 숫사자가 무리를 이끌어야 합니다.
 
 
 
 
 
 
 
숫사자는 암사자들이 사냥을 나가면 무리의 새끼들을 보호하는 역할을 맡습니다.
 
초원의 건달들인 하이에나 무리도 숫사자 앞에서는 함부로 행동하지 못합니다.
 
숫사자는 암사자 다섯 마리 이상의 전투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무리의 우두머리가 다른 숫사자에게 왕좌를 넘겨 주게 되면 그의 새끼들은 숙청을 당합니다.
 
이것은 밀림의 최상위 포식자의 굴레입니다.
 
가장 강하지 못하면 생존할 수 없습니다.
 
 
 
 
 
 
아무리 사자들이 치열한 경쟁을 통해 가장 강력한 사자 무리를 만들었다고 해도 그들은 밀림을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는 옛말이 있습니다.
 
정작 사자는 가죽 때문에 죽어나갔고, 사람은 역사 (His Story - History) 를 기록해서 발전했다는 의미로 되새길 수 있습니다.
 
육체적인 강력함에 있어서 종의 진화는 일어나지 않았지만,
 
역사와 지식을 기록하는 사람의 사회는 지속적으로 발전해 왔습니다.
 
원시인에 비해 현대인은 육체적으로는 허약할지 모르지만 지식의 깊이와 세상의 이해는 훨씬 더 넓어졌습니다.
 
동굴을 밝히던 불을 사막과 빙하로 가져가 새로운 삶의 터전으로 변화 시켜 나갔습니다.
 
 
 
 
 
 
사자의 무리와 비교해서 사람의 사회는 어떻게 변해왔을까요?
 
사람의 사회는 가족부터 국가까지 다양하고 복잡한 형태의 무리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국가 단위로 보면 기후 변화, 전염병, 무역 분쟁, 물가 상승, 전쟁 등 여러 위기의 상황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특히 가장 작은 단위인 가정은 빠르게 해체되고 있는 경향이 있습니다.
 
과거 20년과 비교해도 성인이 결혼할 확률은 절반으로 줄어들었고,
 
그나마 결혼한 사람들 중 10년 안에 이혼할 확률은 40%에 달합니다.
 
 
 
 
 
 
당장 국가를 이끌 지도자나 어른이 문제가 아니라 가정을 보호할 어른조차 찾기 어려운 상태입니다.
 
결혼 생활이 유지되는 기간을 보면 평균 14년으로 사자왕의 통치 기간보다는 길지만,
 
이는 사람의 평균 수명을 보면 비율적으로 매우 짧은 시간입니다.
 
아이들이 성인이 되어 사회로 나아갈 시간 이전에 가정이 해체되는 수순을 밟는 것입니다.
 
통계만 놓고 보면 사람의 사회는 사자의 프라이드보다 훨씬 더 험악한 환경인 것으로 보입니다.
 
 
 
 
 
 
'수신제가치국평천하'는 중국의 서적인 '대학'에 등장하는 개념입니다.
 
나라를 다스리려면 먼저 가정을 먼저 잘 다뤄야 한다는 공자의 가르침이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흥미롭게도, 공자 자신의 가정은 삼대에 걸쳐 아내를 내쫓는 일이 있었습니다.
 
실제로 '대학'을 기록한 증자는 음식을 제대로 익히지 못했다고 아내를 쫓아냈다고 전해집니다.
 
또한, 유학자들이 이상적인 군주로 생각하는 요, 순, 우 황제도 있었습니다.
 
요의 아들은 포악하고 음란하여 왕위를 물려 받지 못했고, 그 대신 순이 황제가 되었습니다.
 
순은 평생 아버지와 계모에게 목숨을 위협 당하며 살았고, 그의 아들은 재능이 부족해 황제가 되지 못했습니다.
 
가정을 돌보는 것은 나라를 다스리는 것보다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가정이 바로 서면 나라가 바로 서게 된다가 더 맞는 말인 것 같습니다.
 
반대로 가정이 붕괴되는 사회는 미래가 암울하기 마련입니다.
 
가정은 왜 이렇게 빠르게 무너지고 있는 것일까요?
 
세상이 너무 빠르게 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가상 현실이며, 비트코인이며, 인공 지능 등 에전에 존재하지 않았던 것들이 빠르게 현실화 되고 있습니다.
 
직장의 개념이 변하고 있으며, 그 종류와 형태 또한 무수히 바뀌고 있습니다.
 
이전 세대의 경험이 다음 세대에게 큰 도움이 되지 못하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한 때 가정에서 숫사자로서의 위치를 가졌던 남성의 역할은 점점 모호해지고 있습니다.
 
그들의 경제적인 기여 기간은 짧아지고, 맞벌이로 인한 경제 활동에 대한 독점적인 가치도 줄어들고 있습니다.
 
부족한 외부 활동으로 체중은 증가하고 근육은 감소하며,
 
뛰는 시간보다 편하게 누워서 핸드폰 시청하는 시간만 늘어나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볼 수 있는 수준의 컨텐츠만 소비하면서, 그들에게 더 나은 모범을 제공할 수 없고 어른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이것은 내가 스스로 바라보는 나의 모습입니다.
 
 
 
 
 
'대학'에 나오는 이상적인 군주 마냥 존재하지 않지만 이상적인 '아버지'의 모습은 어때야 할까요?
 
'아버지'는 영, 혼, 육, 체를 포함한 모든 측면에서 '아이'들을 압도해야 합니다.
 
아이들이 자라지 못하게 만드는 권위적이고 억압적인 아버지가 아닌,
 
아이들이 닮고 싶고, 그리고 그렇게 될 수 있는 권위 있는 아버지가 되어야 합니다.
 
어떤 아이들도 이빨 빠진 호랑이 같은 '아버지'가 되고 싶지 않습니다.
 
'아버지'는 언제나 당당하고 담담하고 담대하게 우뚝 서 있는 '사자'와 같은 존재여야 합니다.
 
 
 
 
 
추운 새벽에 운동을 가기 위해 따뜻한 침대를 벗어나는 것보다 어려운 일은 없습니다.
 
오랫만의 운동으로 뻐근한 허리를 꼿꼿하게 세우는 것은 더욱 어려운 일입니다.
 
배가 고파도 오전에 공복을 유지하는 일은 더욱더 어려운 일입니다.
 
하루 일과가 끝나고 잠시 쉬는 시간에 핸드폰 대신 책을 보는 일은 거의 불가능한 일입니다.
 
그러나 이 모든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나는 '사자'처럼 일어나서 한 걸음 씩 걸어야 합니다.
 
내가 더 큰 '사자'가 되는 만큼, 내 아이가 더 큰 '사람'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내가 더 크고 넓어야 더 큰 아이를 품을 수 있습니다.
 
만약 내가 멈춰 있다면, 언젠가 나의 아이를 억누르거나, 나보다 더 크게 커버린 자녀를 올려 보게 될 것 입니다.
 
 
 
 
 
 
누군가는 빠르게 자라는 아이들보다 어떻게 더 빠르게 클 수 있는지 반문합니다.
 
그런데 수학적으로 내가 아이들의 딱 절반의 속도만 계속 걷는다면 아이들은 평생 나를 따라 잡을 수 없습니다.
 
아이들과 나의 거리는 좁혀지겠지만 절반만큼은 언제나 앞서 나갑니다.
 
완전히 서서 기다려야 하는 순간부터는 아이가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도록 응원을 해줘야 할 것입니다.
 
내가 먼저 한 걸음 디딘 그 자리만큼 아이는 훌쩍 뛰어 올 것입니다.
 
이것인 사람과 사자의 차이입니다.
 
사자는 언제나 자신의 자리에 머물러 밀림을 벗어나지 못했다면,
 
사람의 한계는 오로지 자신의 의지에 달려 있습니다.
 
아무리 느려도 한 걸음 더 걸을 때 가정과 사회에 희망이 남아 있습니다.
 
내가 주저 앉아 있으면 내 뒤로 모두 주저 앉게 됩니다.
 
인간 사회에 희망이 남아 있다면 모든 어른이 아이들의 건강한 페이스 메이커가 되어주는 것입니다.
 
 
 
 
당당하고, 담담하게, 그리고 담대하게 걸어 나가는 고양이의 이야기는 이렇게 마무리 됩니다.

 

 

 

'해방의 발걸음'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에필로그 -  (0) 2023.06.05
9. 이빨 빠진 호랑이  (0) 2023.05.21
8. 슈뢰딩거의 고양이  (0) 2023.04.29
7. 고양이와 상대성 이론 - 채권에 대한 고찰  (0) 2023.04.25
6. 고양이는 아홉 번 죽는다.  (0) 2023.04.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