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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해방이란 무엇인가? 한국에서 신나게 달리는 열차 그림이 논란의 중심이 되었다. 그림은 사실 해석하기 나름이다. 꿈보다 해봉이라고 썩은 바나나도 좋은 해설을 만나면 작품이 된다. 논란의 열차에는 아름다운 여인이 타고 있고 그를 지키는 멋진 호위 무사들이 뒤에 타고 있다. 어떤 사람들은 열차가 사람들을 위협하고 있다고 하는데 사실 선로에 서있던 사람들이 잘못한 것이다. 그림의 좋은 점은 각자 해석의 자유로움 때문이다. 어떤 사람은 열차를 보고 어떤 사람은 여인을 보고 어떤 사람들은 호위 무사를 본다. 자기 눈에 보이는 것만 보이는 것이다. 그런데 이 그림이 누군가에게는 불편한 그림이었나 보다. 그래서 정부가 나서서 이런 종류의 그림에 대해 각종 비판과 규제를 심화하겠다고 으름장이다. 그런데 윤석열 대통열은 취임식에서 자유를 서.. 2022. 10. 27.
5. 아빠가 가난한 이유 아빠는 항상 화가 나 있다. 미간의 주름이 펴질 날이 없다. 아빠는 매일 일을 한다. 아침에도 일하고, 점심에도 일하고, 주말에도 일한다. 자녀들에게 강요하는 일은 없지만 아빠의 성실함은 쉬고 싶은 아이들을 땡볕으로 떠민다. 그 가족에게는 쉬는 날이 없다. 그래도 그들은 경기도 끝자락에 산다. 가난하다. 아빠는 땡볕에서 일한다. 덥다. 잠시 쉴 때 설탕이 가득한 믹스커피를 페트병으로 마셔야 갈증이 풀린다. 고된 노동으로 육체가 축이나고 정신은 설탕으로 피폐해 진다. 그래도 아빠는 불만이 없다. 할 일을 하는 것 뿐이다. 고된 일과는 매일 반복된다. 아빠에게는 마음의 짐이 있다. 아빠는 돈을 날렸다. 동생에게 돈을 빌려줬다가 떼였다. 자기가 쓰고 날렸으면 덜 억울할텐데 빌려줬다가 망했다. 아빠는 돈이 있었.. 2022. 9. 29.
4. 운명이라는 굴레 "넌 상황을 자꾸 크게 만들어. 불행은 잘게 잘게 부숴서 맞아야 되는데 자꾸 막아서 크게 만들어." "난 네가 막을 때마다 두려워. 막았다.. 얼마나 더 큰 게 올까?" "본능이 살아있는 여자는 무서워. 너. 무서워." - 구자경이 염미정에게 평생 힘들게 살아온 구씨는 오히려 행복한 순간이 두렵습니다. 난 나쁜 짓도 많이 하고 계속 불행했는데 이제와서 행복하게 사는 것은 어울리지 않아. 역설적이지만 지금의 작은 행복이 너무 소중해서 들개한테 팔뚝을 물어뜯겨서라도 액땜이라도 하고 싶습니다. 그런데 정작 불행이 다가오다 빗겨 나가자 안도보다 오히려 더 큰 불행이 두려워 집니다. 난 불행한 사람이야. 난 행복하면 안 돼. 난 원래 이런 사람이야. 사람은 운명이라는 굴레 앞에 자유롭지 못합니다. 주식 시장이 돈.. 2022. 9. 24.
3. 롤스로이스 미학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의 주인공들은 모두 알콜 중독자들입니다. 끝판왕 '구씨' 만큼은 아니지만 주인공들 모두 유일한 해방구로 연일 술을 택합니다. 멀고 먼 통근이 힘겨워도 언제나 술 마실 힘은 남아 있습니다. 그들이 마시는 술은 고통 그 자체입니다. 맨정신으로는 쏟아낼 수 없는 아픔을 술을 먹어야 토해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모르는 사람과의 처음 술자리 대화 패턴은 정해져 있기 마련입니다. 처음에는 서로 알면서도 모르는 척 나이 맞추기 게임을 합니다. 상대방 나이를 일부러 낮게 부르는 것은 기본적인 에티켓입니다. 괜히 노인 취급하고 욕 먹는 것보다 연장자의 기분을 맞춰 주는게 현명한 처세입니다. 나이 맞추기 게임이 끝나면 누가 존댓말을 하고 누가 반말을 할지 친구를 먹을지 정해 집니다. 그 다음에는 묻.. 2022. 9. 17.
2. 잠깐 쉬세요. 어렵게 잡은 데이트나 취업 인터뷰 등 중요한 만남에 늦어본 기억들은 한 번씩 있습니다. 양쪽 균형을 잡아 놓은 넥타이가 풀릴까, 혹시 땀이 나서 화장이 번지지는 않을까? 급한데 뛰지는 못하고 동동걸음으로 약속 장소로 향하는 마음은 언제나 기대감과 긴장감으로 가득합니다. 나의 해방일지에 나오는 첫째 딸 기정은 남성들로부터 인기가 많은 스타일이 아닙니다. 회사에서 일도 잘 하고 에너지가 넘치는 그녀는 솔직하고 직선적입니다. 그녀는 "애타고 간질간질하고... 다 불쾌 아닌가요?" 라며 일반적인 사람들의 연애 감정에 질문을 던집니다. 긴장과 설렘으로 가득 찬 연애는 그녀에게 너무 어려운 일입니다. 자신의 마음을 끝까지 숨기고 상대방을 괴롭히는 사람이 연애 고수라면, 자신의 마음에 솔직하고 상대방에게 무한한 애정.. 2022. 9. 14.
1. 난 한 번도 채워진 적이 없어. "날 추앙해요. 사랑으론 안 돼. 난 한 번도 채워진 적이 없어." 사랑으로는 부족하다. 현대인의 사랑은 무엇이 결핍 된 것일까? 사랑은 크고 강한 사람이 연약한 존재를 보호하는 것일까? 사랑은 연약한 사람이 강한 존재에게 받쳐야 하는 헌신이나 재물 같은 것일까? 미정은 아무도 사랑할 수 없어 보이는 낯선 남자에게 낯선 요구를 한다. 나를 추앙해요. 나를 존중하고, 나를 응원해요. 서울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곳에 사는 미정과 그의 가족들은 상처 가운데 살아간다. 편리함으로 가득 찬 도시는 부의 상징이다. 그곳의 사람들은 즐겁고 풍요로워 보인다. 매일 두 시간 이상 통근 시간에 허비하고 주말에는 농삿일을 돕는 남매들은 언제나 피곤하다. 수많은 경쟁과 비교 속에 미정과 가족들은 알게 모르게 위축된 삶을 살아.. 2022. 9.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