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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방일지15

3. 롤스로이스 미학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의 주인공들은 모두 알콜 중독자들입니다. 끝판왕 '구씨' 만큼은 아니지만 주인공들 모두 유일한 해방구로 연일 술을 택합니다. 멀고 먼 통근이 힘겨워도 언제나 술 마실 힘은 남아 있습니다. 그들이 마시는 술은 고통 그 자체입니다. 맨정신으로는 쏟아낼 수 없는 아픔을 술을 먹어야 토해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모르는 사람과의 처음 술자리 대화 패턴은 정해져 있기 마련입니다. 처음에는 서로 알면서도 모르는 척 나이 맞추기 게임을 합니다. 상대방 나이를 일부러 낮게 부르는 것은 기본적인 에티켓입니다. 괜히 노인 취급하고 욕 먹는 것보다 연장자의 기분을 맞춰 주는게 현명한 처세입니다. 나이 맞추기 게임이 끝나면 누가 존댓말을 하고 누가 반말을 할지 친구를 먹을지 정해 집니다. 그 다음에는 묻.. 2022. 9. 17.
2. 잠깐 쉬세요. 어렵게 잡은 데이트나 취업 인터뷰 등 중요한 만남에 늦어본 기억들은 한 번씩 있습니다. 양쪽 균형을 잡아 놓은 넥타이가 풀릴까, 혹시 땀이 나서 화장이 번지지는 않을까? 급한데 뛰지는 못하고 동동걸음으로 약속 장소로 향하는 마음은 언제나 기대감과 긴장감으로 가득합니다. 나의 해방일지에 나오는 첫째 딸 기정은 남성들로부터 인기가 많은 스타일이 아닙니다. 회사에서 일도 잘 하고 에너지가 넘치는 그녀는 솔직하고 직선적입니다. 그녀는 "애타고 간질간질하고... 다 불쾌 아닌가요?" 라며 일반적인 사람들의 연애 감정에 질문을 던집니다. 긴장과 설렘으로 가득 찬 연애는 그녀에게 너무 어려운 일입니다. 자신의 마음을 끝까지 숨기고 상대방을 괴롭히는 사람이 연애 고수라면, 자신의 마음에 솔직하고 상대방에게 무한한 애정.. 2022. 9. 14.
1. 난 한 번도 채워진 적이 없어. "날 추앙해요. 사랑으론 안 돼. 난 한 번도 채워진 적이 없어." 사랑으로는 부족하다. 현대인의 사랑은 무엇이 결핍 된 것일까? 사랑은 크고 강한 사람이 연약한 존재를 보호하는 것일까? 사랑은 연약한 사람이 강한 존재에게 받쳐야 하는 헌신이나 재물 같은 것일까? 미정은 아무도 사랑할 수 없어 보이는 낯선 남자에게 낯선 요구를 한다. 나를 추앙해요. 나를 존중하고, 나를 응원해요. 서울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곳에 사는 미정과 그의 가족들은 상처 가운데 살아간다. 편리함으로 가득 찬 도시는 부의 상징이다. 그곳의 사람들은 즐겁고 풍요로워 보인다. 매일 두 시간 이상 통근 시간에 허비하고 주말에는 농삿일을 돕는 남매들은 언제나 피곤하다. 수많은 경쟁과 비교 속에 미정과 가족들은 알게 모르게 위축된 삶을 살아.. 2022. 9. 12.